2008년 04월 25일
안작 데이ANZAC Day.
4월 25일 오늘은 호주에서는 안작 데이ANZAC Day 입니다.
4월에 유일하게 한번 있는 빨간 날.
공휴일 되겠네요.
제가 처음 호주에 도착을 했었던 것이 작년 4월 14일.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아 어학원에 1주 조금 넘게 다녔을 즈음 '내일은 안작데이니 쉽니다.' 라는 말을 듣고서야 뭐 대충 그런게 있나보다.. 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게 정확히 뭔지는 그때 별로 알고 싶지도 않았고 그래서 알아보지도 않았는데요.
그냥 길에 걸어가다보면 술집Pub들에 안작데이 기념 술값 할인 같은 멘트들이 붙여져 있었고..
가게에서는 비스킷 쪼가리를 팔고 있더군요.
그즈음 어학원의 학생중 누군가가 안작 비스킷이라는 이름의 비스킷을 안주삼아 술을 마시는 날이라는 말을 했었는데,
호주인과 접할기회가 거의 없었던 연수생 신분으로써는 고개를 갸웃 하면서도 그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호주인은 역시 술을 좋아하는구나. 공휴일까지 만들어가면서 마시네. 그러니까 아저씨들 개구리마냥 배나오지'
따위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하며 그날을 지나보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만.
...이거 왠걸.
최근에서야 그게 얼마나 창피한 일이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ANZAC은 약자. 즉 호주뉴질랜드 연합군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을 가리키는 말.
1차세계대전 당시 터키반도로 상륙 8개월간에 걸쳐 치열한 전투를 하고 그 와중 희생된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날이었습니다.
제가 위에 안주삼아 먹는줄 알았다고 말했던 비스킷의 유래도.
전쟁중에 병사들에게 보낼 위문품 같은걸 구상하던 사람들이 먹기도 쉽고 보관도 오래되는 비스킷을 만들어 보내자..
라고 했다는것이 그중 하나.
또 다른 설로는 연합군 창설을 기념하여 그에 상징이 되는 물건, 그중 대중들도 공감할만한 친숙한 물건을 만들어 내보자..
라고 했다는것이 또 다른 하나.
...실제 어찌되어 만들어 졌던지 간에 제가 말한 안주거리는 아니었다는 이야기지요.
그리고 저 비스킷의 판매이익중 상당수는 적십자와 1차세계대전 참전용사협회에게 기부된다니 더욱 할말이 없습니다.
...뭐랄까요.
한국으로 유학온 학생이
..라고 떠들고 다니는거랑 별 차이가 없었겠군요.
(사실 6.25를 예로 들고 싶었습니다만 그건 공휴일이 아니니까요.)
아무튼.
그래서 저도 어제는 안작 비스킷이라는 녀석을 사러 호주의 초대형 식품점 프렌차이즈 중 하나인 울 월스Wool Worth에 다녀왔습니다.

2불 19센트는 저 정도 양의 비스킷 값으로는 상당히 저렴한 축에 속합니다.

저도 하나 샀습니다.
375g. 제법 용량이 많네요. 저 혼자 먹기는 좀 많을 듯 싶습니다.
...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무리 이쁘도 달콤하게 포장을 해도, 전쟁은 전쟁일 뿐이겠지요.
만화나 게임속에서의 화려한 전쟁과 달리 굳이 말하자면 태극기 휘날리며의 마지막 전쟁씬과 비슷한 피아가 구분이 안가는 아수라장.
정부차원에서 하는 행사 이외에도..
이런 방법으로나마 참전용사들을 기려주는 호주.
...물론 위에 언급한대로 술값 할인같은 상술이 끼어드는건 매한가지 입니다만..
50여년 전 한국에서..
과거 누군가의 명령 한마디에 목숨을 바쳤을 6.25 전쟁당시의 그 분들은..
지금 누군가 기억해 주고 있을까요..

달지도 않고 바삭거려서 어디서 홍차라도 한잔 가져다가 같이 마셔야 겠네요.
# by | 2008/04/25 10:22 | 호주 생활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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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콜스나 울월스에 들려봐야겠어요 :)